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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에서 B1으로 — 초급의 벽을 넘는 법

기초 단어는 아는데 말이 안 트이는 A2 구간에서 벗어나 B1(자연스러운 대화)로 넘어가기 위한 학습 전략을 정리했습니다.

A2의 벽이란 무엇인가

유럽공통참조기준(CEFR)에서 A2는 "익숙한 일상 표현을 이해하고 간단한 문장을 만들 수 있는" 초급 단계입니다. 많은 학습자가 여기서 오래 머뭅니다. 단어는 제법 아는데 막상 말하려면 입이 떨어지지 않고, 원어민의 자연스러운 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B1은 "익숙한 주제에 대해 스스로 문장을 이어가며 대화할 수 있는" 중급 단계입니다. A2에서 B1으로 넘어가는 것은 단어를 더 많이 아는 문제가 아니라, 아는 단어를 실제 문장으로 조립하고 상황에 맞게 꺼내 쓰는 능력의 문제입니다.

단어를 "덩어리"로 익히세요

A2에 머무는 학습자의 흔한 습관은 단어를 낱개로만 외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원어민은 단어를 하나씩 조립해 말하지 않고, 자주 함께 쓰이는 덩어리(collocation)를 통째로 씁니다. 예를 들어 "make"는 "make a decision", "make a mistake", "make an appointment"처럼 뒤에 오는 단어와 짝을 이룹니다.

단어를 외울 때 이런 짝꿍 표현까지 함께 익히면, 말할 때 문장이 훨씬 빠르고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EveryFive의 단어 사전이 각 단어에 "자주 쓰는 조합"을 함께 보여 주는 이유입니다.

상황별 회화로 실전 감각을 붙이세요

문법책의 예문은 대부분 현실의 대화와 다릅니다. B1으로 넘어가려면 실제 상황에서 오가는 표현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병원 접수, 공항 입국 심사, 집주인과의 통화 같은 구체적인 장면을 반복해서 연습하면, 비슷한 상황에서 표현이 자동으로 떠오릅니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소리 내어 말해 보는 것입니다. 입으로 만들어 본 문장만이 실전에서 나옵니다. EveryFive의 상황별 회화는 원어민 음성을 듣고 따라 말하며 이 감각을 기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꾸준함이 결국 벽을 무너뜨립니다

A2에서 B1으로 넘어가는 데 지름길은 없습니다. 다만 매일 조금씩, 아는 단어를 문장으로 쓰는 연습을 이어가면 어느 순간 "말이 트이는" 구간이 옵니다. 하루 5단어와 상황별 표현 하나씩만 꾸준히 해도 몇 달이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생깁니다.

하루 학습 순서를 정해 두세요

A2에서 B1로 넘어갈 때는 공부 시간을 길게 늘리는 것보다 순서를 고정하는 편이 더 효과적입니다. 하루 25분을 잡는다면 처음 5분은 전날 배운 표현을 소리 내어 다시 말하고, 다음 10분은 새 표현 3개를 예문과 함께 익히고, 마지막 10분은 그 표현을 넣어 자신의 문장으로 바꾸어 말해 보세요.

예를 들어 오늘의 표현을 "I’m looking for a pharmacy", "Could you tell me how to get there?", "I have an appointment at three"로 정했다면 각각 "약국을 찾고 있어요", "거기에 어떻게 가는지 알려 주실 수 있나요?", "3시에 예약이 있어요"라는 뜻까지 함께 확인합니다. 그다음 장소와 시간을 바꾸어 "I’m looking for a bank", "I have an appointment at ten"처럼 자기 상황에 맞게 변형합니다.

마지막에는 책을 덮고 세 문장을 이어서 하나의 짧은 말하기로 만드세요. "I’m looking for a pharmacy. Could you tell me how to get there? I have an appointment at three"처럼 연결하면 단어 암기가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꺼내 쓸 수 있는 말하기 연습이 됩니다.

문장을 길게 만드는 연결어를 익히세요

B1에 가까워지려면 짧은 문장을 여러 개 나열하는 단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어려운 문법을 많이 배우기보다 because, but, so, when, if 같은 기본 연결어로 생각을 이어 붙이는 연습을 먼저 하세요. 연결어는 말의 길이를 늘리는 도구이면서, 자신의 이유와 조건을 설명하게 해 줍니다.

예를 들어 "I stayed home"은 "저는 집에 있었어요"라는 단순한 문장입니다. 여기에 because를 붙이면 "I stayed home because I was tired", 즉 "피곤해서 집에 있었어요"가 됩니다. but을 쓰면 "I wanted to go out, but it was raining", "나가고 싶었지만 비가 오고 있었어요"처럼 반대되는 상황도 말할 수 있습니다.

연습할 때는 한 문장을 정한 뒤 연결어를 바꾸어 세 번 확장해 보세요. "I bought a ticket because it was cheap", "I bought a ticket, but I lost it", "I bought a ticket when I arrived at the station"처럼 같은 중심 문장을 여러 방향으로 늘리면 B1 말하기에 필요한 문장 조립 감각이 생깁니다.

종이와 메모장만으로 복습하는 방법

앱이나 사전 없이도 충분히 복습할 수 있습니다. 작은 종이를 반으로 접고 왼쪽에는 한국어 뜻을, 오른쪽에는 영어 표현을 적으세요. 예를 들어 왼쪽에 "예약을 변경하고 싶어요"라고 쓰고 오른쪽에 "I’d like to change my appointment"라고 적습니다. 처음에는 오른쪽을 보고 읽고, 두 번째에는 오른쪽을 가린 채 한국어만 보고 영어로 말합니다.

메모장에는 날짜별로 오늘 틀린 문장만 따로 적으세요. 새로 배운 모든 문장을 적으려고 하면 금방 지치기 쉽습니다. "I went to hospital"처럼 틀린 문장을 발견했다면 옆에 "I went to the hospital"이라고 고쳐 쓰고, 아래에 "병원에 갔어요"라고 뜻을 붙입니다.

복습 간격은 단순하게 정하면 됩니다. 오늘 배운 표현은 내일 한 번, 사흘 뒤 한 번, 일주일 뒤 한 번 다시 보세요. 종이에 표시를 세 칸 만들어 성공할 때마다 체크하면 어떤 표현이 아직 입에 붙지 않았는지 바로 보입니다.

자주 하는 실수를 먼저 줄이세요

첫 번째 실수는 아는 단어를 모두 어려운 단어로 바꾸려는 것입니다. B1은 멋진 단어를 많이 쓰는 단계가 아니라, 쉬운 단어로 상황을 분명히 설명하는 단계입니다. "I received assistance"보다 "I got help"가 더 자연스럽게 들릴 때가 많습니다.

두 번째 실수는 문법을 확인하느라 말을 멈추는 것입니다. 말하기 연습에서는 완벽한 문장보다 끝까지 말하는 힘이 더 중요합니다. "Yesterday I go to market"처럼 말이 나왔다면 그 자리에서 멈추지 말고 끝까지 말한 뒤, 복습할 때 "Yesterday I went to the market", "어제 시장에 갔어요"로 고치면 됩니다.

세 번째 실수는 듣기와 말하기를 따로 공부하는 것입니다. 들을 때는 따라 말할 문장을 하나 골라야 하고, 말할 때는 실제로 들을 법한 대답까지 예상해야 합니다. "Can I return this item?"이라고 말하는 연습을 했다면 "Do you have the receipt?", "영수증이 있으신가요?" 같은 대답도 함께 준비해 두세요.

B1로 올라가는 기준을 스스로 확인하세요

진도가 오르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막연히 "잘 들린다"가 아니라 행동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익숙한 주제에서 30초 이상 혼자 말할 수 있는지, 이유를 because로 설명할 수 있는지,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다른 쉬운 말로 바꿔 설명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세요.

예를 들어 "refund"라는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으면 "I want my money back", "돈을 돌려받고 싶어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colleague"가 생각나지 않으면 "a person I work with",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고 풀어 말하면 됩니다. 이런 바꿔 말하기 능력이 B1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같은 주제로 녹음 없이도 혼잣말 점검을 해 보세요. 주제를 "last weekend", "my work", "a problem at a store"처럼 정하고 시작, 이유, 결과가 들어가게 말합니다. 중간에 막힌 표현은 바로 찾아보지 말고 한국어로 표시해 둔 뒤, 연습이 끝난 후 영어 문장으로 고쳐 적으세요.

이 방법, 직접 써보면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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