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가이드·듣기·발음7분 읽기

발음기호(IPA) 5분 만에 읽는 법 — 한국어에 없는 기호만 골라서

사전 대괄호 안의 기호는 낯설어 보이지만 새로 외울 것은 열 몇 개뿐입니다. 한국어에 없어서 매번 틀리는 기호만 추려 근사 표기와 실제 차이를 나란히 놓았습니다.

이미 읽을 수 있는 기호가 절반이 넘습니다

사전에서 단어 옆 대괄호 안의 기호를 그냥 건너뛰는 분이 많습니다. 낯설어 보이지만 실제로 새로 배워야 하는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영어 발음기호 대부분이 알파벳을 그대로 쓰기 때문입니다.

p, b, t, d, k, g, f, v, s, z, h, m, n, l, w는 철자와 소리가 거의 일치합니다. 예외는 딱 하나. j는 "제이"가 아니라 yes의 y 소리입니다. yes는 /jes/, year는 /jɪə(r)/로 적습니다. 이 하나만 조심하면 영어 자음의 3분의 2쯤은 이미 읽을 수 있는 셈입니다.

자음에서 새로 외울 기호는 일곱 개

먼저 네 개가 한 묶음입니다. ʃ는 shop의 sh 소리로 /ʃɒp/, ʒ는 그 유성 짝으로 measure /ˈmeʒə(r)/와 vision /ˈvɪʒn/에 나옵니다. tʃ는 church /tʃɜːtʃ/의 ch이고, dʒ는 judge /dʒʌdʒ/의 j입니다.

이 넷은 한국어로 옮기는 순간 뭉개집니다. ʃ는 "쉬", tʃ는 "취" 정도로 적지만 표기가 흔들려 같은 칸에 들어가 버리기 쉽습니다. she와 cheese를 헷갈린 적이 있다면 이 구분이 안 잡힌 것입니다. 한글 표기 대신 기호로 기억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θ와 ð는 둘 다 th입니다. θ는 목이 울리지 않는 쪽으로 think /θɪŋk/, ð는 울리는 쪽으로 this /ðɪs/입니다. 이 두 기호를 구분해 읽을 수 있으면 처음 보는 단어라도 사전만으로 th 발음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이 ŋ입니다. sing /sɪŋ/의 받침 소리, 곧 한국어 이응 받침이죠. finger /ˈfɪŋɡə(r)/처럼 뒤에 g 소리가 따라붙는지 아닌지도 기호가 알려 줍니다. 참고로 미국식 사전은 r을 ɹ로 적기도 하는데 읽는 법은 같습니다.

모음: 길이 표시에 속지 마세요

가장 많이 틀리는 짝이 ɪ와 iː입니다. 학교에서는 "짧은 이"와 "긴 이"로 배우지만 길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iː는 입을 옆으로 당겨 긴장한 상태의 "이"이고, ɪ는 입에 힘을 뺀 채 "이"와 "에" 사이 어딘가에서 짧게 나는 소리입니다. 혀 위치와 긴장도가 함께 다릅니다.

확인용 짝은 ship /ʃɪp/과 sheep /ʃiːp/, bit /bɪt/과 beat /biːt/, live /lɪv/와 leave /liːv/, fill /fɪl/과 feel /fiːl/. 한국어로 옮기면 넷 다 "이"가 되어 차이가 사라집니다. 같은 관계가 ʊ와 uː에도 있습니다. full /fʊl/과 fool /fuːl/, pull /pʊl/과 pool /puːl/이 그 짝입니다.

나머지 넷은 "애·에·어·아"로 뭉개집니다. æ는 입을 옆으로 크게 벌린 "애"로 cat /kæt/, bad /bæd/, man /mæn/. e는 그보다 입을 덜 벌린 "에"로 bed /bed/, men /men/입니다. bad와 bed가 같게 들린다면 이 두 기호가 아직 구분되지 않은 것입니다.

ʌ는 짧고 힘 있는 "어"입니다. cut /kʌt/, bus /bʌs/, love /lʌv/. ɑː는 입을 크게 벌리고 길게 내는 "아"로 car /kɑː(r)/, father /ˈfɑːðə(r)/입니다. 영국식 발음에서 cup /kʌp/과 carp /kɑːp/이 뚜렷이 갈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네 모음을 한꺼번에 점검하려면 hat /hæt/ – head /hed/ – hut /hʌt/ – heart /hɑːt/를 이어서 읽어 보세요. 네 단어가 모두 다르게 들리면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ə(슈와) — 영어에서 가장 흔한 모음

ə는 뒤집힌 e처럼 생긴 기호로 슈와(schwa)라고 부릅니다. 강세가 없는 자리에서 나는, 힘을 뺀 "어"입니다. 그리고 영어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모음입니다.

about /əˈbaʊt/의 첫 소리, banana /bəˈnɑːnə/의 첫 번째와 세 번째 모음, computer /kəmˈpjuːtə(r)/의 첫 소리와 끝소리가 모두 슈와입니다. 철자는 a, e, i, o, u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강세가 없으면 철자와 상관없이 이 소리 쪽으로 무너집니다.

이 기호를 읽을 줄 알면 영어 리듬의 절반이 풀립니다. 한국인의 영어가 또박또박하게 들리는 이유가 대개 슈와여야 할 자리를 철자대로 읽기 때문이거든요. photograph /ˈfəʊtəɡrɑːf/와 photography /fəˈtɒɡrəfi/를 나란히 놓아 보세요. 강세가 옮겨 가자 어느 모음이 슈와로 주저앉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기호가 아닌 표시들

ˈ는 바로 뒤 음절에 주강세가 있다는 뜻입니다. record가 명사일 때 /ˈrekɔːd/, 동사일 때 /rɪˈkɔːd/로 적히는 것이 그래서입니다. ˌ는 아래쪽에 붙는 작은 표시로 부강세를 뜻하고, information /ˌɪnfəˈmeɪʃn/처럼 긴 단어에 나옵니다.

ː는 앞 모음을 길게 낸다는 표시입니다. iː, uː, ɑː, ɔː, ɜː가 그 짝이죠. 다만 앞에서 봤듯 이 표시가 붙은 모음은 길이만 다른 것이 아니라 소리의 질도 다릅니다. "긴 버전"으로만 외우면 절반만 아는 셈입니다.

괄호에 든 기호는 발음이 갈리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car /kɑː(r)/의 (r)은 미국식에서는 발음하고 영국식에서는 대개 생략합니다. 단, 영국식이라도 바로 뒤에 모음이 오면(car is) r이 살아납니다.

사전마다 표기가 조금씩 다르다는 점도 알아 두세요. 미국식 사전은 ɑː 대신 ɑ를 쓰기도 하고, ə 뒤에 r을 붙여 ər로 적기도 합니다. 기호가 어디서나 똑같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사전 하나를 정해 그 안에서 일관되게 읽으면 됩니다.

5분 실습: 사전에서 세 단어만

comfortable을 찾아보면 /ˈkʌmftəbl/입니다. 철자에 있는 or이 기호에는 없습니다. 그 음절이 통째로 사라지기 때문이죠. "컴포터블"이 아니라 강세가 앞에 몰린 세 음절 단어입니다. vegetable /ˈvedʒtəbl/도 두 번째 e가 빠져 네 음절이 아니라 세 음절이고, Wednesday /ˈwenzdeɪ/에는 d 소리가 아예 없습니다. 철자를 믿고 발음했다면 셋 다 계속 틀렸을 단어들입니다.

앞으로 새 단어를 만나면 뜻보다 기호를 먼저 보세요. 확인할 것은 세 가지뿐입니다. 강세가 어디 있는지(ˈ), 슈와로 무너진 음절이 어디인지(ə), 철자에는 있는데 기호에 없는 소리가 있는지. 5분이면 습관이 되고, 잘못 굳는 발음을 처음부터 막아 줍니다.

이 방법, 직접 써보면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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