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어순 감각 만들기 — 한국어와 반대로 놓는 연습
머릿속에서 한국어 문장을 완성한 뒤 단어만 바꿔 끼우면 어순이 어긋납니다. 주어와 동사를 먼저 던지고 나머지를 뒤로 미는 세 가지 규칙과 변환 연습을 담았습니다.
한국어 문장에 영어 단어를 갈아 끼우면 생기는 일
"어제 친구랑 강남에서 저녁을 먹었어"를 영어로 옮긴다고 해 봅시다. 한국어 순서대로 단어를 바꾸면 "Yesterday friend with Gangnam at dinner ate" 같은 것이 나옵니다. 단어는 다 맞는데 문장이 아닙니다.
한국어는 중요한 정보를 뒤로 미루고 동사로 문장을 닫습니다. 영어는 반대로 누가 무엇을 하는지를 앞에서 먼저 밝히고, 나머지 정보를 뒤에 순서대로 붙입니다. 시작하는 지점 자체가 다릅니다.
그래서 영어 어순 연습은 문법 지식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문장을 시작하는 습관을 바꾸는 일에 가깝습니다. 아래 세 규칙만 몸에 붙이면 대부분의 문장이 제자리를 찾습니다.
규칙 1 — 주어와 동사부터 던지고 시작합니다
영어 문장은 거의 예외 없이 "누가 + 어쨌다"로 시작합니다. 말하기 전에 이 두 개만 정하면 나머지는 뒤에 붙이면 됩니다. 앞의 예문이라면 I had. 이것부터 내뱉고 뒤를 채웁니다.
I had → I had dinner → I had dinner with a friend → I had dinner with a friend in Gangnam → I had dinner with a friend in Gangnam yesterday.
앞에서부터 한 조각씩 붙여 나가면 문장이 중간에 무너지지 않습니다. 뒤에 무엇이 더 붙을지 미리 정해 두지 않아도 되니까요.
한국인 학습자가 말하다 멈추는 지점은 대개 문장 맨 앞입니다. 모든 정보를 다 정리한 뒤에 입을 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주어와 동사를 먼저 내보내는 순서로 바꾸면 말이 훨씬 빨리 시작됩니다.
규칙 2 — 꾸미는 말은 길면 뒤로 밀립니다
한국어는 꾸미는 말이 전부 앞에 옵니다. "내가 어제 산 책"에서 "내가 어제 산"이 "책" 앞에 있죠. 영어는 대체로 짧은 수식어만 앞에 두고, 절이나 전치사구처럼 덩어리가 되면 뒤로 보냅니다. 그래서 "the book I bought yesterday"가 됩니다.
"빨간 책"은 a red book으로 앞에 두지만 "테이블 위의 책"은 the book on the table, "영어를 가르치는 여자"는 the woman who teaches English입니다. 기준은 대략 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 단어면 앞, 덩어리면 뒤. 이 감각만 있어도 한국어를 그대로 옮기다 "on the table book" 같은 문장이 나오는 일은 막을 수 있습니다.
규칙 3 — 뒤에 붙는 순서는 정해져 있습니다
동사 뒤에 여러 정보를 붙일 때도 순서가 있습니다. 목적어(무엇을) → 방법(어떻게) → 장소(어디서) → 시간(언제).
한국어와는 거의 반대에 가깝습니다. "나는 어제 도서관에서 조용히 책을 읽었다"를 이 순서로 옮기면 "I read a book quietly in the library yesterday"가 됩니다. 한국어에서 맨 앞이던 시간이 영어에서는 맨 뒤로 갑니다.
시간 표현은 강조하고 싶을 때 문장 맨 앞으로 뺄 수 있습니다. "Yesterday I read a book in the library"도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문장 가운데에 끼워 넣는 것은 어색합니다. "I read yesterday a book"이라고는 쓰지 않습니다. 앞이나 뒤, 둘 중 하나입니다.
한국어에 없어서 계속 빠지는 자리
어순이 맞아도 빠지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주어입니다. 한국어는 "배고파", "갈게"처럼 주어 없이 말해도 되지만 영어는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날씨나 시간처럼 주어가 없어 보이는 문장에도 it을 세웁니다. It is raining, It is five o’clock처럼요.
둘째는 목적어입니다. 앞에서 무엇을 말했든 영어에서는 그 대상을 대명사로라도 다시 넣어 줘야 할 때가 많습니다. "먹었어?"는 상황에 따라 "Did you eat it?"이 되고 "봤어"는 "I saw it"이 됩니다. 목적어를 생략하는 한국어 습관이 그대로 나오면 문장이 어중간하게 끝난 느낌을 줍니다.
셋째는 관사와 전치사입니다. 한국어에 대응하는 자리가 없어 통째로 빠지기 쉽습니다. 영국식 영어에서 "I went to hospital"은 환자로 갔다는 뜻이고 "I went to the hospital"은 그 건물에 갔다는 뜻입니다(미국식은 대개 the를 붙입니다). "I met him"과 "I met with him"도 쓰임이 갈립니다. 어순을 다 맞춘 뒤 마지막으로 관사와 전치사를 훑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뒤집기 연습 — 문장 여섯 개
연습 방법은 간단합니다. 한국어 문장을 하나 정하고, 먼저 주어와 동사만 영어로 말한 다음 나머지를 순서대로 붙입니다.
"나는 매일 아침 지하철로 회사에 간다" → I go → I go to work → I go to work by subway → I go to work by subway every morning.
"그녀는 지난주에 친구에게 받은 선물을 보여 줬다" → She showed → She showed me the gift → She showed me the gift she got from her friend last week. 관계절이 통째로 뒤로 밀리는 것을 확인하세요.
나머지 네 문장도 같은 방식으로 해 보세요. "우리는 비 때문에 어제 경기를 취소했다"(We cancelled the game yesterday because of the rain), "책상 위에 있는 저 파란 노트는 내 것이다"(That blue notebook on the desk is mine).
"나는 그가 왜 화났는지 모르겠다"(I don’t know why he is angry), "그는 회의가 끝난 뒤에 사무실을 나갔다"(He left the office after the meeting ended). 마지막 두 문장은 뒤에 붙는 덩어리가 절이라는 점에서 앞의 것들과 다릅니다.
마지막까지 어긋나는 두 자리
하나는 빈도부사입니다. always, usually, often, sometimes, never는 일반 동사 앞, be동사 뒤에 옵니다. "I always am late"가 아니라 "I am always late"이고, be동사가 없으면 "I always go to work early"입니다. 자리가 두 개뿐이니 외워 둘 만합니다. 다른 하나는 간접의문문입니다. 의문문이 문장 속으로 들어가면 어순이 평서문으로 돌아갑니다. "Where is he?"는 "I don’t know where he is"가 되고, "What time does it start?"는 "Could you tell me what time it starts?"가 됩니다. does가 사라지고 대신 동사에 s가 붙는 것을 놓치기 쉽죠.
어순 감각은 규칙을 아는 것과 별개로 반복해서 만들어집니다. 하루에 한 문장씩만 한국어에서 영어로 뒤집어 보세요. 완성된 문장을 한 번에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주어와 동사부터 던지고 뒤를 채우는 순서를 손에 익히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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