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가이드·문법7분 읽기

a, an, the — 한국어에 없는 관사, 감 잡는 법

관사는 규칙이 많아 보이지만 출발점은 하나입니다. 처음 꺼내면 a, 이미 아는 것은 the. 이 원칙과 예외, 그리고 관사를 아예 붙이지 않는 자리를 예문으로 정리했습니다.

한국어에는 없는 칸이라서 어렵습니다

한국어로는 "나 어제 공원에서 개 봤어"면 끝입니다. 그런데 영어는 같은 문장을 만들 때 a dog인지, the dog인지, dogs인지를 반드시 하나 골라야 합니다. 명사 앞자리를 비워 둘 수가 없어요. 관사가 어려운 진짜 이유는 규칙이 복잡해서가 아니라, 모국어에 아예 없던 판단을 문장마다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관사는 "규칙 서른 개를 외우는 문제"라기보다 "말할 때마다 0.5초 안에 하나를 고르는 습관"의 문제입니다. 설명을 읽고 고개를 끄덕여도 정작 입에서는 안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죠. 아래 순서대로 원칙 하나를 먼저 몸에 넣고, 예외는 나중에 붙이시길 권합니다.

원칙 한 줄: 처음 꺼내면 a, 이미 아는 것은 the

"I saw a dog in the park. The dog was chasing a cat." 첫 문장에서 처음 등장한 개는 a dog입니다. 듣는 사람은 어떤 개인지 모르니까요. 두 번째 문장에서는 이미 그 개를 알고 있으니 the dog이 됩니다. 그리고 고양이는 여기서 처음 나오므로 다시 a cat이고요.

이 원칙은 이렇게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말하는 이 대상을 듣는 사람이 하나로 특정할 수 있는가?" 특정할 수 있으면 the, 여럿 중 아무거나면 a. 앞에서 나온 적이 없어도 특정이 되면 the를 씁니다.

방에 문이 하나뿐일 때 "Can you close the door?"라고 하는 게 그 예입니다. 문 이야기를 처음 꺼냈는데도 the인 이유는, 이 방에서 door가 하나뿐이라 서로 같은 문을 떠올리기 때문이죠. 반대로 문이 세 개인 강당이라면 "Can you close a door?"가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a와 an을 가르는 건 철자가 아니라 소리

"모음으로 시작하면 an"이라고 배웠지만, 정확히는 모음 글자가 아니라 모음 소리입니다. a university는 u로 시작해도 소리가 [유]라 자음 취급이고, an hour는 h가 묵음이라 [아워]로 시작하니 an입니다. an honest man, a European country도 같은 이유고요.

약어에서 특히 헷갈립니다. an MBA는 [엠비에이], an FAQ는 [에프에이큐], an NDA도 [엔]으로 시작하니 an입니다. 반대로 a URL은 [유알엘], a UN report는 [유엔]이라 a를 씁니다. 확인법은 단순해요. 그 단어를 소리 내어 읽어 보고 첫 소리가 입을 벌린 모음이면 an. 글자를 보지 말고 소리를 들으면 대부분 맞습니다.

처음 나와도 the가 붙는 다섯 자리

첫째, 세상에 하나뿐인 것. the sun, the moon, the sky, the internet. "The sun is setting."에서 해는 처음 언급이지만 the입니다. 듣는 사람이 다른 해를 떠올릴 방법이 없으니까요.

둘째, 뒤에 붙은 말이 대상을 콕 집어 줄 때입니다. "the book on the table", "the man who called you"처럼 수식어가 붙으면 여럿 중 하나가 특정되므로 the가 옵니다.

셋째, 최상급과 서수. "the best coffee in town", "the first time I met her", "the second floor". 넷째, 맥락상 하나로 정해지는 장소입니다. "I'm going to the airport."는 어느 공항인지 서로 알기 때문에 the이고, "Where's the bathroom?"도 이 건물의 화장실이라 the죠.

다섯째, 악기 이름과 특정 매체. "She plays the piano." "I heard it on the radio." 다섯 항목이 따로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듣는 사람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안다"는 한 가지로 모입니다. 규칙 다섯 개를 외우기보다 이 한 문장을 붙잡는 편이 낫습니다.

아예 붙이지 않는 자리

가장 중요한 무관사 용법은 총칭입니다. 어떤 부류 전체를 말할 때는 복수형에 관사를 붙이지 않습니다. "Dogs are loyal."은 개라는 동물 전체 이야기이고, "The dogs are loyal."이라고 하면 우리가 아는 그 개들 이야기가 됩니다. 셀 수 없는 명사도 마찬가지예요. "Water freezes at 0°C." "I like coffee."

식사, 교통수단, 기관의 본래 목적을 말할 때도 무관사입니다. "have lunch", "by bus", "by subway", "go to school", "go to bed". 여기서 go to school은 학생으로 학교에 다닌다는 뜻이고, 학부모가 볼일이 있어 학교 건물에 가는 것은 "go to the school"입니다. 같은 이유로 "in hospital"과 "in the hospital"의 어감이 다릅니다.

고유명사는 대부분 무관사입니다. "I live in Seoul." "She works at Samsung." 다만 복수형이나 집합 이름에는 the를 붙입니다. the United States, the Philippines, the Alps, the Han River. 스포츠와 과목, 언어도 무관사고요. "play soccer", "study math", "speak Korean".

자주 틀리는 문장 여섯 개, 그리고 3주 연습

(1) "I am student." → "I am a student." 셀 수 있는 단수 명사는 관사 없이 홀로 서기 어렵습니다. as CEO, as captain처럼 직함이 자격으로 쓰이는 예외가 있긴 하지만, 일상 문장에서는 넣는 쪽이 맞습니다. (2) 커피라는 음료 자체를 좋아한다는 뜻으로 "I like the coffee."라고 하면, 지금 마시고 있는 이 커피가 맛있다는 말이 됩니다. 일반적인 취향은 "I like coffee."

(3) "Please give me informations." → "Please give me some information." information, advice, furniture, equipment, homework는 복수형을 만들지 않습니다. 개수를 세고 싶다면 "a piece of advice", "two pieces of information"처럼 쓰죠. (4) "She is the my friend." → "She is my friend." 소유격(my, your, his)과 관사는 같은 자리를 두고 다투므로 나란히 설 수 없습니다.

(5) "I went to hospital yesterday."는 영국식으로는 가능하지만 미국식에서는 "I went to the hospital yesterday."가 자연스럽습니다. 시험이나 업무 문서라면 the를 넣는 쪽이 안전하고요. (6) "I have a good news." → "I have good news." news는 s로 끝나도 셀 수 없는 명사입니다.

연습은 3주로 나눠 보세요. 1주차에는 내가 쓴 영어 문장에서 명사에만 동그라미를 칩니다. 그리고 각 명사 앞에 a를 썼는지, the를 썼는지, 아무것도 안 썼는지 표시하고 이유를 한국어로 한 줄만 적습니다. "처음 나왔으니까 a", "앞에서 말했으니까 the" 이 정도면 충분해요. 이 작업이 그냥 흘려보내던 판단을 의식 위로 끌어올립니다.

2주차에는 영어 기사 한 문단을 골라 the에만 형광펜을 칠하고, 각각을 세 갈래로 분류하세요. 앞에 나온 것인가, 수식어로 특정된 것인가, 원래 하나뿐인 것인가. 다섯 문단만 해도 the가 나오는 자리가 눈에 익습니다.

3주차에는 그 문단에서 관사를 전부 지운 빈칸 버전을 만들어 두었다가, 다음 날 채워 넣고 원문과 대조합니다. 틀린 자리마다 이유를 적으면 자기만의 오답 지도가 생기죠. 끝으로 한 가지만. 관사를 틀려도 뜻은 대개 통합니다. 확실하지 않다고 문장을 멈추지는 마세요. 말은 하면서 다듬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이 방법, 직접 써보면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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